아트가 된 달동네, 개미마을

여성중앙 | 입력 2010.04.13 15:26

 
'개미처럼 부지런한 사람들이 산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 이제는 낯선 사람들이 벽화를 보러 모여드는 명소가 됐다.

개미마을 주민들이 애용하는 7번 마을버스를 타고 벽에 푯말이 그려진 종점에서 내리자 인왕산 기슭에 자리 잡은 개미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판잣집들이 서로 이웃해 있고, 집 앞에 밤새 구들장을 따뜻하게 데웠을 연탄재들이 놓인 풍경이 마치 개발되기 전 1970~80년대 서울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등산 삼아 달동네를 자주 오른다는 한 홍제동 주민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부지런히 일을 해 쌀 한 섬씩 지고 이곳을 나갔다"며 개미마을이라 불리게 된 사연을 말해 줬다. 홍제동 주민들도 잘 찾지 않았던 회색빛 달동네는 작년 8월 이후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서대문구와 금호건설이 마련한 '빛 그림 어울림 마을' 프로젝트 중 하나로, 다섯 개 대학의 미술 전공 대학생 128명이 참여해 집집마다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고 색깔을 입혔기 때문. 대학생들의 풋풋함이 느껴지는 재미있는 그림들 덕분에 이곳은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개미처럼 모여드는 출사 여행지가 됐다.

낮은 담벼락에는 구름과 풍선, 종이 비행기 등이 날아다니고, 꽉 막힌 벽에는 파란 하늘이 담긴 커다란 창문이 나 있었다. 주민들이 고된 일을 마치고 올랐을 가파른 계단에는 '오늘도 힘차게' '조금만 힘내' 등 응원의 글귀들이 새겨져 있었다. 생활의 고됨을 잠시나마 잊게끔 하는 따뜻한 그림들이 곳곳에 가득해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졌다. 벽화마다 붙어 있는 '기다림' '기억' 같은 제목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동안 동네 주민들에게만 겨우 물건을 팔았을 슈퍼마켓 주인은 동네를 찾는 출사족들을 위해 커피, 컵라면 등 메뉴를 늘려가며 모처럼 기분 좋게 장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입장에선 삶의 터전에 매일같이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는 낯선 이들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 같다. "외지 사람들이 귀찮지 않으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곳에서 고등학생 손자까지 다 키워내고 이젠 할아버지와 단둘이 산다는 한 할머니는 "뭐 볼 게 있다고 날마다 찾아오는지 모르겠다"며 "사진 찍어 가는 사람들한테 1000원씩이라도 받아야겠다"고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덩달아 이곳 아이들도 신이 났다. "우리 동네를 찾아온 언니 오빠들이랑 놀려고 나왔다"는 열 살짜리 여자아이는 헝클어진 머리를 묶어 달라고 살갑게 말을 걸었다. 동네 사람들은 조금 귀찮지만, 아무도 찾지 않던 예전보다 인기척 나는 지금이 더 행복한 모양이다.

홍제동 개미마을을 찾아가려면…


주소는 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 산 1-33번지. 지하철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 근처에 있는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마을버스 7번을 타고 종점에서 내린다. 언덕을 내려오면서 개미마을을 모두 둘러보는 데는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기획 지희진 | 포토그래퍼 문소림 | 여성중앙

젊어진 국악 세계와 通하다

서울신문 | 입력 2010.04.13 03:56

 
우리 소리가 올해도 어김없이 세계를 누빈다. 언제부터인지 국악 하면 국내에서는 고리타분한 음악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전통과 현대를 접목시킨 '젊은 국악'은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월드뮤직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여러 국악그룹 가운데 창단 26년의 들소리와 창단 17년의 노름마치가 가장 돋보인다.

●들소리 국내 최초 '로스킬데 페스티벌' 초청받아

전통 축원 의식과 타악을 현대화한 소리로 세계 월드뮤직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들소리는 오는 7월1일부터 나흘 동안 덴마크 로스킬데에서 열리는 '로스킬데 페스티벌'에 나선다. 한 해 관람인원 7만 5000여명에 자원봉사자 2만 5000여명이 운집하는 대형 음악페스티벌이다.

올해는 스래시 메탈 지존 메탈리카의 형님뻘인 모터헤드, 미국 인디록의 신화 페이브먼트, 시애틀 사운드의 선구자 앨리스 인 체인스, 브릿팝 최강자 뮤즈, 친환경 싱어송라이터 잭 존슨, 레드 제플린의 존 폴 존스 등이 결성한 슈퍼 프로젝트 그룹 뎀 크루키드 버처스 등 170여팀이 음악의 정수를 들려줄 예정이다. 록이 중심인 이 페스티벌에 국내 음악그룹이 초청받기는 처음이다. 그것도 국악그룹이어서 흥미롭다. 지난해 10월 말 세계 최대의 월드뮤직 마켓인 워멕스 공식 쇼케이스에 한국단체 최초로 나선 들소리의 역동적 연주에 감탄한 로스킬데의 월드뮤직 감독 피터 흐발코프가 적극 초청했다는 후문이다. 들소리는 로스킬데 외에도 올해 20회가량의 해외공연이 현재 확정된 상태다.

●노름마치 23일 싱가포르 페스티벌서 공연
1000만 관객 영화 '왕의 남자'의 음악을 담당했던 뉴웨이브 코리안 뮤직그룹 노름마치는 오는 23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영성 음악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오프닝 무대와 본 공연을 빛낸다. 우리 전통음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노름마치는 이번 무대에서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킨 비나리, 판굿, 시나위를 연주하며 종교와 인종을 초월한 감동을 전달할 예정이다. 올해 초 세계월드뮤직협회(WMI) 초청 미국 5개 지역 투어를 성황리에 마친 데 이어 오는 7~8월에는 유럽 및 미국 투어, 10월 워멕스 무대 등에도 나설 예정이다.

마리나만(灣)에 자리잡은 에스플러네이드는 1970년대 초 지어진 복합예술극장으로 동양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로 꼽힌다. 해마다 팝, 재즈, 록, 클래식, 월드뮤직 등 80여회의 페스티벌 및 기획 공연을 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김주열 열사의 명복을 빕니다"

연합뉴스 | 입력 2010.04.11 17:23

 
(마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201. 4. 11일 경남 마산중앙부두에서 열린 김주열(1943~1960) 열사의 장례식에서 김 열사의 운구행렬이 마산중앙부두를 나서고 있다. 4ㆍ19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김주열(1943~1960) 열사의 장례식은 이날 범국민장으로 치러졌다. 20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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