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의 삼전도비' 115년 만에 원위치 이전

연합뉴스 | 입력 2010.04.22 10:34 | 수정 2010.04.22 11:24 | 누가 봤을까? 40대 남성, 경상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굴욕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삼전도비(三田渡碑·사적 101호)가 115년 만에 제자리를 찾아간다.
서울 송파구는 현재 석촌동 289-3번지의 근린공원에 있는 삼전도비를 원위치와 가장 가까운 석촌호수 서호 언덕으로 옮기는 공사의 준공식을 25일 한다고 22일 밝혔다.
송파구가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각종 규제로 삼전도비 반경 100m 안에 있는 건물의 재건축 등이 힘든 점을 고려해 2003년 문화재청에 이전을 요청한 이후 7년 만에 준공식을 갖게된 것이다.

문화재청은 1895년 땅에 묻히고 나서 삼전도비의 본래 위치를 알 수 없는 실정이라 제자리에 대한 규명 없이 이전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를 밝혀 한동안 이전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이후 송파구는 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에 의뢰해 삼전도비의 본래 위치가 석촌호수 서호의 북동쪽 수중이었음을 확인해 2008년 3월 문화재청에 원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석촌호수 서호 언덕으로 이전해 달라고 요청해 그해 4월 승인을 받았다.
송파구는 이전 장소에 현대적 양식의 보호각을 짓고 삼전도비 훼손을 감시하기 위한 CCTV를 설치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치욕의 역사지만 자라나는 세대에게 국력의 중요함을 일깨우는 역사교육의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전도비의 정식명칭은 `삼전도청태종공덕비'(三田渡淸太宗功德碑)'로 1639년 병자호란에 패한 조선이 청 태종의 요구에 따라 그의 공덕을 적어 세운 비석이다.
삼전도비는 청일전쟁 도중인 1895년 고종의 명으로 땅에 묻혔다가 일제강점기 때 다시 세워졌으며, 광복 후 주민들에 의해 매립됐다가 1963년 홍수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삼전도비는 송파구 안에서 이전을 거듭하다 198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현 위치에 세워졌으나, 2007년 2월 삼전도비 철거를 주장하는 백모 씨가 붉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철거 370'이라는 글자를 적는 등 수난을 겪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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