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 화

                                조지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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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 강에 사을 씻고

                                           정 희 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 1978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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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낮, 경기 광주 퇴촌면 관음리(천진암 가는 길 입구)의 전통찻집 '서향'을 찾았다.  

 뜨락에 곱고 화사한 꽃밭이 정겹다.

  갖가지 색동으로 핀 꽃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객들을 유혹한다. 

 잠시나마 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여우로워지는 오후다.

어쩌랴!  영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숙명으로 지닌  아픔으로  피어있슴을...

                                                                       -2008.6.22.   징소리 김성태-

 

  

 시들은 8월의 수국 앞에서...

  

 

 

  

 

 

 

 

 

 

 

 

 

 

 

 

 

 

 

'그 저녁 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 슬기둥. -해금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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