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 박인환의 '세월이 가면, 중에서

 

'목마와 숙녀, 등을 남기고  시사에 영원히 살아 있는 강원도 인제가 낳은  박인환 (1926~ 1956)시인의 거리에서 봄날을 기습한 초여름의 더위를 식히다.

 

                                                          -2015. 5. 3. 징소리 (사진: 조성란 폰카)

 

 

 

 

 

 

 

 

 

 

 

 

 

 

-세월이 가면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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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시인(192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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