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몹쓸게 추우려나 보다.

                                                                  - 징소리 김성태

 

하늘이 흐린 건지

 시야가 흐린 건지,

마음이 흐린 건지 모르겠다.

 

나그네가 손들어 택시를 세운다.

하얀 머리칼에 반짝이는 섬광이

정녕 흐린 날은 아닌가 보다.

 

깃발처럼 펄럭이는 서슬퍼런 함성이

아스팔트에 회오리를 일으키며

경쟁하듯 뜀박질하다 곤두박질한다.

그위로 덮친 덩치 큰 삶의 나이테를 벗길 수 없다.

 

갖가지 구호가 현란한 현수막이

하늘을 가렸다.

마른 기침을 토하고 하늘을 본다. 하늘은

여전히 흐리고 빗방울도 뿌린다.

 

냉기 어린 바람이 사타구니를 스쳐

저만치 나둥그러진

가을을 짓밟고 의기 양양한다.

 

올겨울은 몹쓸게 추우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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