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날

 

어쩌지 못하는 탐욕의 하루

봄을 시샘하듯 눈이 내린다.

내리는 눈바람에 시린 마음을 비운다.

비우고 버릴 것이 왜 없을까만

선뜻 버려야 할 무엇이 남아 있기는 한 걸까?

 

눈길에 발자욱을 꼭꼭 찍는다.

일상의 덕지덕지 묻은 나태와 욕심이

눈처럼 녹기는 할런지?

 

눈 내리면 마음이 설렌다고 했던가!

눈 내리면 마음이 슬프다고 했던가!

설렘도 슬픔도 먼 뒤안길인 이방인으로

눈 내리는 향기에 취했다

 

비틀대는 눈이 나를 닮았는가

어디쯤에 개나리가 설원에 피고 있을까

 

눈 내리는 날

눈을 머리에 이고 간다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 2010. 3. 10. 징소리

 

 

 목현동 집 앞에서 -2010.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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