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김소월 (김정식)
출생 : 1902년 8월 6일
사망 : 1934년 12월 24일
출신지 : 평안북도 구성 
학력 : 배재고등학교
데뷔 : 1920년 창조지 '낭인의 봄', '야의 우적', '우과의 읍' ,'그리워' 발표
경력 :1926년 동아일보 정주지국 개설, 경영
1924년 영대(靈臺) 동인
수상 : 1999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선정 20세기를 빛낸 한국의 예술인
1981년 금관문화훈장
대표작 : 산유화, 진달래 꽃, 초혼
    성장 : 2세때 아버지가 일본인 목도꾼들에게 폭행

         을 당해 정신병을 앓게 되어 할아버지의

         훈도를 받고 성장하였다. 남산학교를 거쳐

         오산학교에 다니다 폐교되어 배재고등학

         교로 편입, 졸업한다. 1923년 동경상과대

         학 전문부에 진학했으나 중퇴하고 귀국하

         였다. 오산학교 시절 조만식을 교장으로

         서춘, 이돈화, 김억을 스승으로 모셨다. 특

         히 김억은 그의 시에 절대적 영향을 끼쳤

         다. 귀국 후, 광산업의 실패로 구성군으로

         이사하여 동아일보지국을 개설했으나 실

         패하고 그 후, 염세증에 빠지게 된다. 1930

         년대에 문학활동이 저조해졌고, 그에 생활

         고까지 겹쳐 생에 의욕을 잃어 1934년 아

                                                                                            편을 먹고 자살하였다.

                                                                                                    

                                                                                                                                  

                                                                                     

 초혼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는 그 사람이여!

사랑하는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그 소리에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멀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로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는 그 사람이여!

사랑하는 그 사람이여!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죽어도 눈물 아니 흘리오리다

 산유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이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이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먼 후일

 

먼후일 당신이 나를 찾으시면
그때에 내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어노라"

그래도 나를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어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후일 그때에 "잊어노라"

 못잊어

 

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껏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나지요"

 금잔디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 산천에 붙은 불은

가신 임 무덤가에 금잔디

봄이 왔네, 봄빛이 왔네.

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

봄이 왔네, 봄날이 왔네.

심심 산천에도 금잔디에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봄 가을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도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가는 길 ({개벽} 40호, 1923.10)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 -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 흐릅디다려 : '흐릅니다그려'의 준말.

  ({문명} 창간호, 1925.12)

어제도 하로밤
나그네 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였소.
오늘은
또 몇 십 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定州) 곽산(郭山)
차(車)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十字)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 바이 : 전혀, 전연.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시집 {진달래꽃},1925)

나는 꿈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즈런히
벌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
즐거이, 꿈 가운데.

그러나 집 잃은 내 몸이여,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이처럼 떠돌으랴, 아침에 저물손에*
새라 새로운 탄식을 얻으면서.
동이랴, 남북이랴,
내 몸은 떠가나니, 볼지어다,
희망의 반짝임은, 별빛의 아득임은,
물결뿐 떠올라라, 가슴에 팔 다리에.

그러나 어쩌면 황송한 이 심정을! 날로 나날이 내 앞에는

자칫 가느른* 길이 이어가라. 나는 나아가리라
한 걸음, 또 한 걸음, 보이는 산비탈엔
온 새벽 동무들, 저 저 혼자… 산경(山耕)*을 김매이는.

* 벌가 : 벌판가.
* 보습 : 쟁기 끝에 달아 땅을 가는 데 쓰는 농기구.
* 저물손에 : 저물녘에.
* 가늘은 : 가느다란.
* 산경(山耕) : 산에 있는 경작지

 삭주구성(朔州龜城)(『개벽』40호,1923)

물로 사흘 배 사흘
먼 삼천 리
더더구나 걸어 넘는 먼 삼천 리
삭주 구성(朔州龜城)은 산(山)을 넘은 육천 리요

물 맞아 함빡이 젖은 제비도
가다가 비에 걸려 오노랍니다.
저녁에는 높은 산
밤에 높은 산
삭주 구성은 산 넘어
먼 육천 리
가끔가끔 꿈에는 사오천 리
가다오다 돌아오는 길이겠지요

서로 떠난 몸이길래 몸이 그리워
님을 둔 곳이길래 곳이 그리워
못 보았소 새들도 집이 그리워
남북으로 오며가며 아니합디까

들 끝에 날아가는 나는 구름은
반쯤은 어디 바로 가 있을텐고
삭주 구성은 산 넘어
먼 육천 리

 (山)

 

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
산새는 왜 우노, 시메*산골
영(嶺) 넘어가려고 그래서 울지.

눈은 내리네, 와서 덮이네.
오늘도 하룻길
칠팔십 리
돌아서서 육십 리는 가기도 했소.

불귀(不歸)*, 불귀, 다시 불귀,
삼수갑산(三水甲山)에 다시 불귀.
사나이 속이라 잊으련만,
십오 년 정분을 못 잊겠네.

산에는 오는 눈, 들에는 녹는 눈.
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
삼수갑산 가는 길은 고개의 길.

* 시메 : 깊은 산골.
* 불귀(不歸) :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뜻. 또는 죽음을 의미.

 삼수갑산(三水甲山)({신인문학}3호,1934)

-차안서삼수갑산운(次岸曙三水甲山韻)

 

삼수갑산(三水甲山) 내 왜 왔노 삼수갑산이 어디뇨
오고나니 기험(奇險)타 아하 물도 많고 산첩첩山疊疊이라 아하하

내 고향을 도로 가자 내 고향을 내 못 가네
삼수갑산 멀드라 아하 촉도지난(蜀道之難)*이 예로구나 아하하

삼수갑산이 어디뇨 내가 오고 내 못 가네
불귀(不歸)로다 내 고향 아하 새가 되면 떠가리라 아하하

님 계신 곳 내 고향을 내 못 가네 내 못 가네
오다 가다 야속타 아하 삼수갑산이 날 가두었네 아하하

내 고향을 가고지고 오호 삼수갑산 날 가두었네
불귀로다 내 몸이야 아하 삼수갑산 못 벗어난다 아하하

* 촉도지난(蜀道之難):촉(蜀)으로 가는 길의 어려움. 촉도(蜀道)는 촉(蜀: 四川省)으로 통하는 험난한 길로 인정과 세로(世路)의 어려움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됨.

 엄마야 누나야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왕십리(往十里)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려거든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고,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天安)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히 젖어서 늘어졌다데.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

 접동새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津頭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 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 보랴
오오 불설워
시샘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는 오랍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夜三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산 저산 옮아 가며 슬피 웁니다.

 서도여운(西道餘韻)
------------- 옷과 밥과 자유(自由)

 

공중(空中)에 떠 다니는
저기 저 새여
네 몸에는 털 있고 깃이 있지

밭에는 밭곡식
논에 물벼
눌하게 익어서 수그러졌네

초산(楚山) 지나 적유령(狄踰嶺)
넘어선다
짐 실은 저 나귀는 너 왜 넘니?

 

 



 

김소월 ... 산유화 [김성태곡, 조수미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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