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볕     / 박노해

 

가을볕이 너무 좋아

고추를 따서 말린다

 

흙마당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물기를 여의며 투명한 속을 비추고

 

높푸른 하늘에 내걸린 빨래가

바람에 몸 흔들어 눈 부시다

 

가을볕이 너무 좋아

가만히 나를 말린다

 

내 슬픔을

상처난 내 욕망을

 

투명하게 드러나는

살아온 날들을

 

 

 

* 아직도 대낮은 30도를 넘나든다.

지독한 여름이다. 그러나,

여름 끝에 매달려 가을이 오고 있음을 뉘 막을 손가!

담장에 영근 풀잎의 무성함 사이로 가을맞이 꽃이 시선을 끈다.

푸른 잎도, 화사한 꽃도, 뜨거운 열기로 자기확인을 스스로  태우고 있는 여름이다.

 

너는 내 관심안에 영원히(?) 살아 있어라!

 

                                                2013. 8. 21. 징소리 (집 담장에서 폰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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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 노래 전소영


어느 날 문득 생각나겠지

너의 편지를 또 읽게 될지도

내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

*

정말 난 몰랐어 너의 사랑

처음 준 사랑에 고마웠어

이런 말 미안해 원망하겠지만

이 편지 답장만은 못할 거야...


왜 내게 말을 해 너의 사랑

받을 수 없는 날 이해해줘

곧 잊혀 질 거야 잠시 동안의

 열병 이였었음을... 괜찮겠니...

**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겠지

말처럼 힘들지는 않을 거야...

     

 

                                                                                           전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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