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예일대 첫 한국인 미술사 교수 동시에 탄생

  • 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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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6.30 03:04

    김진아·김연미씨 임용… "美 동양미술사 학계 중국·일본인이 지배해와"

    미국 하버드대와 예일대에 첫 한국인 미술사 교수가 동시 탄생했다.

    하버드대는 미술사&건축사학과 조교수에 김진아(36·왼쪽) 럿거스대 미술사학과 교수를, 예일대는 미술사학과 조교수에 김연미(33) 오하이오주립대 미술사학과 교수를 각각 7월 1일자로 임용한다고 29일 밝혔다. 두 대학 미술사학과에 한국인 교수가 임용된 것은 처음이다.

    두 사람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학부 선후배 사이. 인도 미술사 전공인 김진아 교수는 2006년 UC 버클리에서 '인도 불교 경전의 세밀화와 경(經)의 숭배'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고 밴더빌트대학과 럿거스대학의 조교수를 역임했다. 중국 불교미술사 전공인 김연미 교수는 2010년 하버드대에서 '요나라 조양북탑(朝陽北塔)과 화엄우주관, 요대 밀교 의례와 일본 진언종 의례의 관련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고 2011년 8월부터 오하이오주립대 미술사학과 조교수로 일했다.

    "남편과 부모님, 다섯 살짜리 아들이 큰 힘이 됐다. 남들은 아이 키우면서 어떻게 공부하느냐고 하는데 아이가 있으니 오히려 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게 되더라."(김진아) "유학 오기 전까지 미국에 와 본 적도 없고, 어학연수도 해 본 적 없었지만 한국과 미국 스승님들의 꾸준한 가르침과 격려 덕에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예일대 조교수 중 종신교수(tenure)가 되는 사람은 10%에 불과해 긴장되지만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일 생각이다."(김연미)

    토머스 커민스(Cummins) 하버드대 미술사&건축사학과장은 김진아 교수 임용 배경에 대해 "관심 분야가 넓고 학자로서의 훈련이 잘돼 있는 점, 자료에 대한 접근법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쿠크(Cooke) 예일대 미술사학과장은 "김연미 교수는 중국 미술사와 함께 한국 미술, 비교 동남아시아 주제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미술사)는 "미국 학계의 동양미술사는 중국·일본인이 지배해 왔다. 한국 미술사학자가 중국·일본 학자들을 제치고 아이비리그 교수로 임용된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다. 한국 국력이 커진 만큼 미국 대학들이 한국 미술사도 아울러 가르칠 수 있는 교수를 찾고 있는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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