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의회 유럽.. 모라토리엄 도시 답다(?)
성남시의회(의장 장대훈)가 의원들의 글로벌 감각을 익히고 선진 의정활동을 배우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5월 8일부터 19일까지(9박 12일) 유럽으로 국외연수를 떠날 예정이지만, 투자대비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가시질 않고 있다.
이번 유럽연수를 위해 장대훈 의장을 비롯해 총 17명의 의원과 7명의 의회사무국 직원이 쏟아 부을 예산은 총 8천여만 원에 달한다. 의원 1인당 360만원이 성남시민의 세금에서 지원되고 의원 자부담이 50여만 원선이며, 의원들을 보좌하기 위해 동행하는 공무원들은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라 1인당 4백여만 원 선을 지출하게 된다.
성남시 각종 단체들이 과거에 비해 예산부족임에도 시에 손 벌리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으로 예산심의 때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예산을 삭감하고 허리띠를 졸라매길 권유하는 의원들이 정작 자신들의 개인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예산을 펑펑 쓴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또한 34명의 의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꼬박꼬박 실시되는 국외연수가 시민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소야대로 시의회만 열리면 민의를 대변한다는 명분으로 정당 울타리에서 당리당략으로 의원들간 아귀다툼을 지속하는 행태들이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의원들이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 유럽방문국을 보면, 불과 수년 전 경제위기에 시달리며 모라토리엄에 직면하거나 회자돼온 스페인, 이탈리아를 비롯해 포루투갈을 포함해 3개국이다. 성남시가 재정위기로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후, 시의회가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재정위기 논란의 중앙에 서 있던 의원들이 선정한 국가라고하기에는 선진국가의 의정활동을 배운다는 명분과 매칭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이번 해외연수는 의원들이 업체평가를 통해 S업체를 선정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마포구에 있는 업체로 성남시민과 성남시의 일자리 창출, 성남 업체에 대한 배려라는 성남시의 시정방향과 상반된다.
의회 측은 현대지방의정연구원, 한국산업기술원(지방자치연구소), 글로벌정책연구원, 관내 업체 2곳, 서울의 S업체가 경합했지만, 결국 서울 소재 업체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유는 첫째 서류심사 후 2개 업체로 압축됐고 의원들이 선호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적정선의 예산규모와 맞고 S업체의 커리큘럼이 좋다는 이유다.
또한 해외연수 시기도 통상적으로 10월 이후였지만 올 초 의원들의 설문조사 결과, 5~6월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대선이 있는 해이기에 대선을 지원해야 하는 정치인 신분으로 연수 결렬을 의식한 일정 조정으로 풀이된다.
의회 측은 비판여론을 의식한 듯 공식적인 보고서 외에 의원 각자가 개인의 체험과 느낌 등을 짧게나마 기록으로 남겨 의정 성과를 가시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떠나는 성남시의회 2012년 공무국외연수단은 장대훈 의장을 비롯해 행정기획(3명), 경제환경(3명), 문화복지(5명), 도시건설(5명) 위원회 소속 의원 등 17명과 사무국 직원 7명 총 24명 규모다.
상임위별로 주요 일정을 보면 행정기획위는 지방자치제도 및 선진의회 운영에 관한 연구 분야 자료수집과 선진 외국의 지방자치 실태를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한다는 명분으로 밀라노 시의회와 베니스 시청을 방문한다. 경제환경위는 상권 활성화(재래시장) 유통구조 실태와 사회적기업 운영현황 그리고 수질관리 시설의 운영 및 관리실태 파악을 위해 베니스 시청과 피렌체 재래시장, 꼬모시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문화복지위는 박물·기념관 및 관광자원 등의 문화공간 확충과 운영 관리실태 파악을 위해 포루투칼 국립도서관, 마드리드 중앙도서관, 세계문화유산 베르나, 스페인 유대인 거리, 쁘라도 미술관, 까보데로까 등을 둘러본 뒤 마드리드시 산하 복지기관을 방문해 복지정책과 운영프로그램 등을 살필 예정이다.
도시건설위는 친환경 도시정책 및 도시디자인, 대중교통 운영 관리 실태 파악을 위해 로마 신도시지역, 리스본 EXPO 지구, 메리다 시내구조물 및 로시오 광장, 밀라노자전거 공용제바이크 등을 견학하고 마드리드 광장, 레지덴트 광장, 로시오 광장 등도 둘러볼 예정이다.
한편, 성남시의회는 그동안 이러한 국외연수의 개선을 위해 개별의원에게 각자 예산을 지원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국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개선책을 모색해 왔지만, 의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후 지침이 정해져 2013년까지는 기존방식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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