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 음악상'의 굴욕..새 수상자도 거부

한겨레 | 입력 2013.09.12 21:10 | 수정 2013.09.12 22:50

[한겨레]"친일 음악인의 상을 받고 싶지 않다" 류재준씨 이어


임혜선씨도 "논란이 되는 사안에 이름 올리고 싶지 않다"


작곡가 류재준(43)씨가 상의 도덕성과 공정성을 이유로 수상을 거부하며 논란에 휩싸인 난파음악상이 다시 한번 수상을 거부당했다. 새 수상자로 결정된 소프라노 임선혜(37)씨도 난파음악상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수상자로 뽑힌 음악인 두 사람이 연이어 상을 거부하면서 난파음악상을 운영하는 난파기념사업회는 12일 올해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씨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기획사 시엠아이 관계자는 이날 "임선혜씨와 상의를 한 끝에 난파기념사업회 쪽에 상을 고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류씨처럼 친일 논란과 역대 수상자의 자질 논란 등 때문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히고,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고, 또 원 수상자가 거부한 상을 다른 사람이 받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1일 류재준씨는 난파음악상 수상자로 선정된 뒤 "친일 음악인의 상을 받고 싶지 않았고, 일부 수상자 중 수상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며 수상을 거부했다. 임선혜씨는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상황에서 수상자 통보를 받아들였다가 뒤늦게 상을 둘러싼 논란과 류씨의 수상 거부 사실을 듣고 수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임씨는 공연 일정 때문에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다.

난파음악상은 수많은 곡을 작곡한 음악인이지만 친일 행적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작곡가 홍난파(1898~1941)를 기리는 상으로, 그동안 정경화, 정명훈, 금난새, 조수미, 장영주, 장한나씨 등이 수상했으며 이번이 46회째다. 수상자를 내지 않은 것은 1968년 상 제정 이후 처음이다.

유선희 기자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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