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시스】윤상연 기자 = “한나라당 집권 당시 오죽 돈봉투를 많이 받았으면, 시민운동하던 시장이 부임해도 돈봉투를 가지고 오겠느냐.”
이재명 성남시장이 30일 민선5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시장실에 CCTV를 설치한 이유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최근 '시장실에 돈봉투를 들고 오는 사람이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이 시장이 “돈봉투는 한나라당 시장 집권 시대의 희생의 단면”이라고 말한 것.
이 시장은 시장실에 돈봉투를 들고 오는 사람이 있다는 말은 3월부터 이야기 해 왔던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최근 각계에서 돈봉투를 들고왔던 사람의 명단을 공개하라고 하는데,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사람들 역시 희생자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돈봉투를 주려는 사람들이 특정 사업과 관련해 뇌물을 주려고 했다면 고발해 처벌해야겠지만, 대부분은 시장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단순히 건네려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돈봉투를 건네려던 사람들도 가해자가 아닌 희생자 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특히 “(돈을 건네지 않으면) 불안할 수 밖에 없게한 원죄가 누구에게 있는가를 고려해 반성적인 입장을 먼저 보여야 한다”며 명단 공개를 요구한 한나라당 의원들을 겨냥했다.
이와 함께 명단 공개 요구가 자신에게만 집중되는 것에 대해 돈봉투를 돌려줬다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나 김두관 경남도지사에게도 명단 공개를 요구하라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 시장의 이 같은 '한나라당 원죄' 발언은 집행부와 시의회 한나라당 대표단과의 예정된 면담을 6시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시장 등 집행부 간부들과 최윤길 한나라당 대표 등은 그동안 서로의 갈등으로 시의회 파행을 거듭했던 전례를 짚어보고,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면담을 이날 오후 5시 열기로 했다.
면담은 7월1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제179회 정례회를 개회, 지난 178회 임시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추경안 등의 심의 진행을 위해 어렵게 마련한 자리다.
한편 이 시장은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시민주권 실현, 재정위기 조기 극복, 일자리 창출, 시민행복 구현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예산집행의 효율성 강화로 1500억원, 기업 경영마인드 도입 8000억원, 시유재산 고가화 매각 7650억원 등 1조원 이상의 자주재원을 확보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시장은 “이제 재정위기를 탈출할 만반의 준비가 끝난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재정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는 새로운 지방자치시대를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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