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문화재단 이사장, 더 이상 낙하산은 안돼!
이재명 성남시장은 속히 結者解之하라!


입력날짜 : 2010. 11.17. 21:29

김대운 해설위원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남시 문화재단 이사장에 또 다시 낙하산으로 내려온 지역 외 인사를 임명하려고 시의회에 임명동의안을 상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른 지역 내 문화계 인사들의 반발이 크다.

지역 내 문화계 인사들의 반발은 당연한 결과라 본다.

100만 인구의 문화계 수장 자리에 지역 연고가 전혀 없고 더구나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과 일면식도 없는 외지 문화인이라면 시민의 문화 복지 향유를 수행하는 시정을 접목시켜야 할 시장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보이지 않는 외부의 정치적 입김에 의해 지역문화계 수장을 앉히려 한다는 비난을 받아도 무관하리라 본다.

지역 내 문화계 인사들은 이재명 시장이 당선 이후 가진 시장직 인수위원회에서의 의견 제시된 바를 상기하고 있다.

시장 직 인수위원회가 6월29일 인수위원회 해단식을 겸한 보고회에서 이재명 시자 당선자에게 보고한 보고서에는 창조도시 구현이라는 명분하에 ‘주민이 주체가 되어 창조하는 도시재생, 창조산업 육성 등을 통한 창조도시 구현을 목표로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예술 창조활동과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 커뮤니티 형성을 지원활성화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은 물론 복지, 교육, 경제, 환경, 주민조합 등 각 분야 단체와 성남시 행정기관 협조를 위해 성남시장 직속 혹은 행정기획국 산하에 ‘창조도시 추진단’을 구성한다고 했다.

지역 문화계 수장에 지역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점에 비추어 이재명 시장 당선자 시절 시장직 인수위원회가 밝힌 보고서를 새삼스럽게 문화계 인사들이 기억해 내는 것은 작금의 현실을 비판적 시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사례다.

물론 인수위원회의 보고사항이 시정에 100% 반영되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재명 시장이 지역내 문화계 인사들의 반발을 무시하고 굳이 낙하산으로 지역 문화계 수장을 임명하려 든다면 시민이 주인되고 시민이 행복한 시정이라는 시정구호 간판을 내려야 할 것이다.

시민이 주인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주인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문화라는 것은 원래 라틴어의 cultura에서 파생한 culture를 번역한 말이다.
본래의 뜻은 경작(耕作)이나 재배(栽培)였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교양·예술 등의 뜻을 포함하게 되었다.

영국의 인류학자 E.B.타일러는 문화의 정의에 대해 “지식· 신앙· 예술· 도덕· 법률· 관습 등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라 했다.

문화는 사람이 탄생, 장성, 죽음에 이르듯 탄생, 성장번영, 쇠퇴의 같은 길을 걷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일례로 한때 유행했던 것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의 뇌리에 잊혀져가는 현상이 단적이 문화의 예다.

문화는 예전부터 전해오는 전통적인 유전에 의하는 것도 있겠지만 현재 속해 있는 집단의 습관적 교육(학습)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문화라는 개념은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ㆍ정신적 소득을 모두 일컫는 말로 그 지역, 사회집단의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정치 따위를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 지역의 문화는 그 지역민들의 생활양식을 총칭할 수 있는 개념이므로 최소한 지역문화의 수장은 그 지역을 알고 있는 인물들이 맡아야할 당위성이 있게 되는 것이다.

지방자치도 그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중앙에 예속되어가는 현상이 도처에 목격되고 있는 현실에서 지역문화마저도 중앙에 예속시키려 한다면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적 정체성은 사라질 수 밖에 없다.

문화의 한 부분인 정치는 지도자의 의사에 의해 쉽게 변화할 수 있지만 문화는 수장이 바뀐다고 쉽게 바뀌지 않는 강하고도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기에 자연적 쇠락이 아닌이상 정체성을 보전하여 주어야 한다.

시민들은 성남시 문화재단이 그동안 시민의 혈세로 적자 운영하면서 외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문화재단의 방만한 운영에 대해 비판하면서 이제는 시민이 주인되는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제자리 찾기를 바라고 있다.

문화재단의 운영비 적자는 대부분 초청공연작들의 초청공연비와 지역민들과는 연계없는 광고 선전비이며 이같은 비용 지불은 시민들의 피땀어린 혈세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문화는 예술 공연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해당지역의 문화는 그 지역의 정치⦁경제 ⦁사회 등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화재단을 시민이 주인되는 시민의 품으로 되돌리려는 시장의 뜻이라면 지금이라도 성남시 문화재단 이사장의 외부인사 영입 및 임명동의안을 취소하고 지역문화인이 운영을 맡도록 조치하는 것이 순리다.

이같은 순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정을 견제⦁비판⦁ 감시해야하는 시민들의 대의기관인 성남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시장이 제출한 문화재단 이사장 임명동의안 처리가 순조롭게 이뤄지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가 시민들의 의견을 결집해 시정의 잘잘못을 따지고 의결하는 것은 시의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권한이요 책무이므로 당연히 시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집행부의 행위에 대해서는 그렇게 해야 한다.

시의원들은 여⦁야할 것 없이 시장이 제출한 문화재단 이사장의 임명동의안에 대해 시민들의 뜻과 지역문화계인사들의 뜻에 따라 25일 열리는 시의회 본회의에서 동 사안에 대해 부결 처리할 것으로 의사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의회 의원들의 뜻이 이렇게 모아지자 다급해진 시장 측의 모 인사는 시의원들에게 임명동의안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결자해지(結者解之)를 해야 하는 방도를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승자박(自繩自縛)하는 모양새로 밖에 안 비친다.

성남시 문화재단 이사장은 낙하산 외부 인사로 임명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성남시민의 뜻이요 지상명령이라는 점을 성남시장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100만 성남시민의 문화계 수장으로 앉히려는 시장의 외로운 결단도 측은지심(惻隱之心)면에서 한편 이해가 가는 점이 있다.

그러나 시민이 주인되는 행복한 시정을 위해 성남시장은 단호하고도 강단있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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