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화재 12일로 1년
 

내년 3월 재개관… 오리무중
공연장 화재예방 근본대책은 미흡


서울 예술의 전당 화재 1년을 맞아 공연장 안전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무대에서 실제 불을 사용하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한 장면.
동아일보 자료 사진

 


12일은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오페라극장은 지난해 이날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라 보엠’ 공연 도중 무대에서 불이 나 1800명이 대피하고 무대는 전소됐다.

화재 이후 1년간 복구 및 개보수 작업에 들어간 오페라극장은 인테리어 공사 등 마무리가 한창이다. 새로 단장한 오페라극장은 25일 발레 ‘호두까기 인형’으로 7일간 문을 연 뒤 다시 보완작업에 들어가 내년 3월에 공식 재개관한다.

▽예정보다 늦은 재개관=당초 10월 완공한 뒤 시험무대를 거쳐 12월 재개관하려 했으나 예정보다 3개월 늦춰졌다. 호두까기 인형은 완공 무대를 시험하는 ‘예비 공연’ 격이다. 이후 두 달간 새 무대장치를 조율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3월 재개관작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오페라극장은 이번에 무대뿐 아니라 객석도 전면 보수했다. 각층 양쪽 끝에 있던 시야장애석(앞이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좌석)을 없애고 그 자리에 음향반사판을 설치해 음향을 보완했다. ▽복구비용=재개관에 들어간 비용은 290억 원. 무대 복구비 180억 원과 객석 리노베이션 비용 80억 원 등 260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중앙 엘리베이터 등 기타 시설 개·보수에 30억 원이 더 들었다. 공사비는 자체 예산과 은행 차입금으로 해결한 뒤 국고보조 150억 원과 보험금, 후원모금액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화재 원인은 아직도 몰라=화재 원인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서초소방서는 “원인 미상의 화원에 의한 화재”라고 내부적으로 결론을 낸 상태다. 이 사건을 맡은 서초경찰서도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예술의 전당 내에서 책임을 진 관계자도 없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산하 기관장회의에서 “예술의 전당에 불이 난 것은 직원들이 나사가 풀려서 생긴 일인데 아직까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서울 시내 대형 공연장은 자체 안전관리 규정을 대부분 강화했다. 예술의 전당은 스프링클러 수압을 높이고 소화전을 늘렸다. 세종문화회관은 19m까지 방사되는 특수 소화장비를 대극장에 2대 비치했고 LG아트센터도 소품 등의 방염 처리 여부를 서류로만 확인해오다가 방염 과정을 찍은 사진을 제출하도록 했다. 국립극장은 객석에 소화전을 설치해 비상 상황 발생 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 사고 직후 무대에서 진짜 불을 사용할 경우 소방관이 참관하거나 소방차를 대기시키는 관리 규정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그런 대책은 여전히 미흡했다.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는 액화석유가스(LPG)를 이용해 무대에서 불을 활활 피우는 장면이 나오지만 자체 안전 시설에만 의존할 뿐 소방서와의 협조체제는 갖추지 않고 있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무대에서 불을 사용할 때 소방차를 대기시키거나 소방관이 동석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2008.12.10 동아일보 강수진 기자,  유성운 기자 

출처 : 대전문화예술의 중심 대전예총
글쓴이 : 대전예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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