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 女무용수 파격노출 화제

보수적인 한국무용계서 '문화적 사건' 평가받아

 

한국일보 | 한국아이닷컴 김지현 기자 | 입력 2013.04.13 13:55 | 수정 2013.04.13 13:57

국립무용단이 지난 10일부터 공연하는 무용 '단(壇)'이 화제다. 국립무용단의 외부 안무가 초청 프로젝트인 '단(壇)'은 현대무용가 안성수(51)씨와 패션브랜드 KUHO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정구호(51)씨의 협업작으로 안씨가 안무를, 정씨가 무대·의상·음악 등을 맡았다.

이 작품이 화제인 까닭은 상체를 드러낸 여성 무용수 9명이 3분간 춤을 추는 장면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보수성이 강한 한국무용계에서 국립무용단의 여성 무용수가 상반신이긴 하지만 반라를 드러내는 건 일종의 '문화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 국립무용단이 공연 중인 무용 '단(壇)'이 여성 무용수들의 파격적인 노출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국립국장 블로그)

국립극장 역시 '파격적인 시도'라는 데 동의한다. 국립극장 측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자중지란'을 표현한 2막 마지막 부분에서 9명의 여성 무용수가 상체를 드러낸 채 3분간 춤을 춘다"면서 "이러한 노출은 보수성이 강한 한국무용에서는 다소 파격적인 시도지만 의식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벗는다는 것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면 작품의 본래 의도가 왜곡될 수 있다. 새로운 방식의 한국적 모던미학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안씨는 무용수들이 반라신에 대해 "단이라는 사각의 개념 위에 곡선, 살빛이 주는 시각적 효과를 노렸다"고 밝혔으며, 정씨는 "옷을 벗는 것은 자신 본연의 모습이라는 걸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극장 측은 '단(壇)에 대해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움직임과 동서양의 세계가 만나는 음악이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형성한다"면서 "태평소 꽹가리 장구 북 징의 전통악기를 사용한 한국 전통 시나위와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 이졸데' 서곡을 접목한 곡이 교차 연주되면서 무대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한국아이닷컴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