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사연 / 김석규


      가을이 떠나기 전에 꼭 한 번 만났으면
      염천을 건너와 나뭇잎새 물드는 자리
      무서리 내리면 또 속절없는 사랑
      그런 사랑보다 더 슬픈 하늘 멀리에다 두고
      희미한 기억 이젠 얼굴도 알아볼 수 없을 텐데
      저무는 강변의 대숲을 흔드는 바람소리
      허물어진 성터 따라 쓸쓸히 묻힌 오솔길로
      가을이 떠나기 전에 꼭 한 번 만났으면

      .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