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세실리아

 

  네 곁에 오래 머물고 싶어
안경을 두고 왔다
나직한 목소리로
늙은 시인의 사랑얘기를 들려주고 싶어
쥐오줌 얼룩진 절판 시집을 두고 왔다
새로산 우산도
밤색 스웨터도 두고 왔다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날을 몰라
거기
나를 두고 왔다

' 명상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심보감  (0) 2017.11.11
가을에  (0) 2017.09.19
나는 아버지입니다 - Team Hoyt  (0) 2013.08.24
축의금 만 삼 천원  (0) 2013.08.24
[스크랩] 고백  (0) 2013.04.2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