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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이 쓴 베레모와 봄날
 
류수남
▲ 류수남 기자     
[류수남 칼럼]
군복무와 군모(베레모)를 바로 쓰는 것과는 얼마만큼의 관계가 있을까? 지난 10일자 성남일보에 난 이재명시장 군(軍)을 욕보이는 군요. 라는 기사를 보노라니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공직자)가 밉다는 우리 속담이 생각난다.
 
성남일보는 14만부를 발행한 비전성남 3월호1면에 난 이재명 시장의 군모사진은 군모를 거꾸로 쓴 사진을 게재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수정구 신흥, 수진동 출신 이덕수 시의원이 페이 스북에 군대에 안간 것으로 안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베레모는 똑바로 써야지, 군을 욕보이는 군요라고 비판 글을 올렸다는 내용도 게재했다.
 
이 사진은 이재명 시장이 현역들과 예비역들과의 만남의 행사장에서 썼던 모자인 것 같다. 이 재명 시장은 이날 현역들과 예비역들과의 만남행사에서 안보는 시민행복의 첫 번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대목은 비록 군모는 거꾸로 썼어도 애국심은 보이는 대목이다. 그리고 국방의무를 끝냈거나 현재 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자긍심(自矜心)을 심어주는 대목이기도하다.
 
그러나 독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보면서 지도자의 흐트러진 모습은 크고 작고를 떠나 용서(容恕)가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지도자가 아닌 평범한 시민이나 어린이들이었다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필부나 어린이들이 군모를 거꾸로 쓰고 군 행사에 나타났다면 애교로 보고 오히려 박수를 받지 안했을 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사진에 관심도 없을 거고....
 
그래서 지도자는 언행과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에 신경을 써야함은 기본이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든다. 그리고 지도자는 아무나 할 수 없고, 또 아무나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보도처럼 이재명 시장이 군을 욕보이기 위해 모자를 거꾸로 쓰고 나타났을까? 그러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군모를 거꾸로 쓰고 군인행사에 나타난 이재명 시장에 박수치는 것은 아니다.
 
직위고하를 불문하고 누구든 잘못이 있다면 크고 작고를 떠나 지적해 고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새는 새 총으로 잡아야지 대포를 쏴서 잡는 식은 곤란하다. 이렇듯 군(軍)운운하는 과대포장이나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것은 주위와 서로를 위해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그렇다보니 진정한 충고도 감정으로 번지는 경우가생길 수 있다.
 
지금 성남이 요란스러운 것은 전부는 아니지만 지도자가 돼서는 안 될 사람들이 지도자의 탈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내 잘못은 못 느끼고 네 탓으로만 떠넘기고 있다. 모두는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을 해 보기 바란다.
 
기본양심이라도 있는 지도자들이나 집단들이라면 고소고발이나 진정, 흠집 내기, 회견 등을 밥 먹듯 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두는 창피함을 알기 바란다. 이기심을 버리고 반보씩만 양보하라. 그러면 성남이 지금 같지는 안을 것이다.
 
양보와 용서는 지도자의 담대한 리더십이요 강자의 특권이다. 그래서 먼저 손 내미는 사람이 강자요 어른임을 알기 바란다.
 
작금의 성남을 보노라니 문득 이런 글이 생각나 옮겨본다. 밉게 보면 풀이 아닌 꽃이 없고, 곱게 보면 꽃이 아닌 사람이 없으되, 그대를 꽃으로 볼일이로다. 털려들면 먼지 없는 곳이 없고, 덮으려 들면 못 덮을 허물이 없으며,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그 눈 밖에 나기는 한순간이다. 귀가 얇은 자는 그 입술이 가랑잎처럼 가볍고, 귀가 무거운 사람은, 그 입 또한 바위처럼 무거우며, 지혜로운 자는 남의 말을 내말처럼 하며, 찾아온 사람을 가깝게 한다.
 
용서는 사람을 머물게 하고 도량은 사람을 따르게 하며,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한다고 했다. 지금 다양한 의견들의 중심에 서있는 이 시장의 군모사진은 군을 욕보인다기보다는 작은 실수로 보고 싶다. 군을 상대로 한 공식행사에 군모를 거꾸로 쓴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좋게 보면 애교이다. 만약애교가 아니라면 군인들에 대한 결례라는 생각은 지울 수 가 없다. 지금 성남은 민선 5대와 6대의회가 출범하면서 편할 날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장이 군모를 쓴 것 까지 문제 삼아 병역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거론의 가치가 얼마나 있을까? 판검사와 변호사가 육법전서를 통달해서 재판이나 수사나 변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도 때로는 육법전서를 보고 또 다른 판례들도 참고해서 판결하고 변론하고 수사를 하는 것이다. 또 박사가 전부 알아서 박사는 아니다.
 
이렇듯 군복무를 필했어도 베레모 쓰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 또 군복무를 안했어도 군모 쓰는 것을 알 수 가 있다. 그런데 군대 운운하는 것은 침소봉대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독자의 지적처럼 1차작으로 시장을 보좌하는 참모들의 책임으로 이는 성남시정의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림자처럼 수행하는 비서나 편집자의 책임은 면할 수가 없다.
 
기사에는 이 시장의 사진은 행사시에 찍은 사진 중에서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바르게 찍은 사진도 있다고 했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이는 공직자의 자질과 수준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잘못이 있으면 솔직하게 시인해 사과하고 다음부터는 주의를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또 잘못이 없으면 당당하게 밝히고 오해라면 풀고 모르면 알려주면 되는 것이다.
 
이 기사를 보면서 단문한 필자는 이런 생각이 든다. 왜? 제대로 된 사진이 있었는데 거꾸로 된 사진으로 소식지를 제작했는지가 의문스럽다. 성남시에서 혈세로 발행하는 비전성남은 100만에 육박한 성남시민들이 보는 시정소식지가 아닌가?
 
왜 제대로 된 사진을 두고 잘못된 사진으로 제작을 했는가? 이해가 안 된다. 보도처럼 시장을 욕되게 하기 위해서 바른 사진을 놔두고 의도적으로 거꾸로 된 사진을 게재했단 말인지 묻고 싶다.
 
아니면 누구의 사주에 의해서인가? 그것도 아니면 관심 없이 적당하게 하다 보니 그랬단 말인가? 이런 나뿐 의도는 아니었을 것으로 필자는 믿고 싶다. 그러나 변명치고는 무책임한 변명이요 언론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누구도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래서 한번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 했다. 매월 수백만 원씩의 혈세로 호화생활하면서 쌈질만하는 성남시의원들과 신의직장에서 많은 봉급을 받는 공직자들은 내가 지금 걸어가는 길이 정도(正道)인지 그리고 부끄러움은 없는지를 돌아보기 바란다.
 
이를 보면서 백범선생께서도 애송했다는 조선시대 이정연이라는 선비(?)가 쓴 야설(野雪)이라는 시가 생각나 옮겨본다. 눈 덮인 들판 길을 걸어가노니(穿雪野中去).어지럽게 함부로 걷지 말자(不須胡亂行).오늘 내가 밝고 간 이발자국(今朝我行跡). 뒤 사람이 발고 갈 발자국이 될 테니(遂作後人程).특히 시장을 지근에서 보좌하거나 은혜를 입은 공직자들은 시장을 욕먹게 하는 처신을 삼가 하기 바란다. 침묵하는 다수가 지켜보고 있다.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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